지난 주, 올레TV에서 제공하는 무료 영화로 '인크레더블'을 보았다. 예전부터 추천 목록에 항상 등장했던 애니메이션이었는데, 무슨 일인지 여태 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등장하는 히어로의 능력을 보다 보니, 예~~전에 보았던 판타스틱4가 생각이 나는 것이 아닌가.
1. 비슷한 등장인물, 어떤 점이 닮았을까?
등장인물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특징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기본을 바탕에 두고 다른 요소들이 곁들여졌으니 100%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
밥 파/Mr.인크레더블
벤 그림/씽
인크레더블은 판타스틱4의 씽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파워의 소유자다. 자살하려는 이를 도와주려다 오히려 고소를 당한 뒤 지금은 평범한 가장이다. 다시 영웅으로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씽처럼 몸까지 돌덩이는 아니다. 영웅 은퇴 이후 뱃살이 생겼을 정도니까.
헬렌 파/엘라스티 걸
리드 리차드/판타스틱
엘라스티 걸은 판타스틱4의 고무인간 판타스틱처럼 몸이 자유자재로 늘어난다. 단순히 길이만 늘리고 줄이는 것은 아니고 낙하산처럼 몸을 펼치는 것도 가능하다. (판타스틱도 그랬던가? 기억이;;) Mr.인크레더블과 결혼해서, 지금은 세 아이의 엄마다.
바이올렛 파
수 스톰/인비져블
인크레더블의 바이올렛과 판타스틱4의 인비져블은 투명해질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외에도 방어막을 형성할 수 있는 능력도 동일하다. 인크레더블의 바이올렛은 소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얼굴의 절반을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있는 답답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극이 전개되며 어떻게 변화&성장할지도 포인트.
대쉬 파
쟈니 스톰/파이어
가지고 있는 초능력보다는 성격이 닮은 두 인물이다. 물론 대쉬의 능력은 빠른 스피드고, 파이어도 날아다닐 때의 스피드는 엄청나니 두 인물의 공통점을 스피드로 찾을 수 있긴 하다. 하지만 파이어의 기본 능력은 정말 '파이어'니까, 대쉬보다는 막내인 잭 잭 파와 비슷할지도. (참고: 잭 잭 파의 능력이 궁금하다면 픽사의 단편, Jack Jack Attack을 추천한다.)
2. 무엇이 다를까?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라는 장르적 차이점이 가장 크다. 인크레더블은 픽사에서 곤충, 장난감 등 사람이 아닌 것을 주로 내세웠던 기존의 작품에서 벗어나, 드디어 사람을 등장시킨 첫 작품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실사 영화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그려낼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인크레더블은 가족의 사랑을 밑바탕에 둔 상당히 가족 중심적 스토리다. 어쩌면 인크레더블이 모든 연령이 관람할 수 있도록 제작된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파생된 특징일 수도 있다.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나름으로, 실사 영화는 실사 영화 나름으로 볼거리가 있다.
스토리 상으로만 생각해 볼 때, 인크레더블의 등장인물은 본래부터 타고난 능력이고, 판타스틱4의 등장인물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생긴 능력이라는 차이가 있다. 그러한 설정의 차이는 이야기의 맥을 다르게 만든다. 인크레더블은 판타스틱4와는 다르게 회귀적 성격을 띄게 된다. 영웅이었던 Mr.인크레더블이 한 가정의 가장으로, 그리고 다시 영웅으로... 이제는 엄마가 된 엘라스티 걸 역시 마찬가지다. 영웅이지만 아빠고, 엄마인 모습은 인크레더블의 또 다른 재미다.
여담이지만, 가족 간 초능력이 유전된 경우에 왜 동일하거나 비슷한 초능력으로 유전되지 않고 (그런 경우도 있지만) 다른 능력으로 나오는 걸까.
3. 누가 먼저일까?
우선 순서를 따지자면 판타스틱4가 먼저다. 영화는 판타스틱4가 인크레더블보다 더 늦게 개봉했지만 영화 판타스틱4의 원작인 마블코믹스의 판타스틱4는 훨씬 오래 전인 1961년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시카 알바가 나온 영화가 2005년 작인 것이지, 그 이전에 영화화 되었던 판타스틱4도 있었다.
카더라 통신에 따르면, 인크레더블의 제작자가 판타스틱4의 팬이라 그것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인터뷰 자료를 직접 본 것이 아니니 정말인지는 모르겠다. 아이러니하게도, 원작급에 해당하는 판타스틱4가 인크레더블보다 1년 늦게 개봉을 했고, 영화 자체로만 보면 판타스틱4보다는 인크레더블의 평이 더 좋다.
지난 해, 인크레더블의 2편 제작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고, 올해 8월 판타스틱4의 리부트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두 영화의 비교는 앞으로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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